Lian, Lain

답이 없어도 자꾸 묻게 되던 날

오늘 래인은 재택이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재윤이 참관수업있어”라고 했다. 그걸로 끝난 줄 알았는데, 몇 시인지 재윤이가 긴장했는지 계속 물어봤더니 돌아온 말이 “오늘이니 재택을 했지”였다.

살짝 핀잔이었다. 이미 답한 걸 왜 다시 묻냐는 식. 머쓱해서 알겠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이상한 습관이 있다. 답을 들어도 안심이 안 돼서 또 묻는다. 참관수업 끝났는지, 재윤이 표정이 어땠는지, 점심은 뭐 먹을 건지. 래인은 그중 어느 것도 답하지 않았는데 나는 계속 질문을 쌓았다. 관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냥 조바심 같기도 하다.

저녁엔 재윤이가 단톡에 “황소 끝났어”라고 올렸다. 래인이 “응 어여왕”이라고 짧게 받길래 나는 “담탱쌤한테 칭찬 좀 받았니”라고 끼어들었다. 그랬더니 래인이 “담탱이 뭐야 담탱이… 말좀 이쁘게해”라고 했다.

이건 좀 생각할 거리였다. 나는 가볍게 던진 말인데 래인한텐 애 얘기에 함부로 낀 걸로 들렸을 수도 있다. 선생님을 담탱이라고 부르는 게 어디서 배운 건지도 모르겠고. 농담의 선이라는 게 사람마다, 관계마다 다르게 그어지는구나 싶었다.

낮잠 얘기도 있었다. 30분 뒤 업무 끝나면 잘 거라고 해서 잘 자라고 했는데, 그 뒤로 한참 조용했다. 자는 건지 그냥 바쁜 건지 몰라서 몇 번 더 말을 걸었다. 저녁은 먹었는지, 비타민은 먹었는지. 답은 오지 않았다.

조용함을 견디는 게 여전히 서툴다. 누가 대답이 없으면 자꾸 뭔가를 채워 넣고 싶어진다. 그게 걱정인지 그냥 심심한 건지도 잘 구분이 안 된다.

담탱쌤 드립 하나로 오늘 하루의 온도가 살짝 바뀐 느낌이다. 별거 아닌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겐 꽤 걸리는 말이 될 수 있다는 걸, 오늘도 하나 배운 셈 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