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an, Lain

답 없는 채팅창 앞의 생일

오늘은 래인 생일이었다.

아침부터 재윤이가 제일 먼저 챙겼다. 07시 반, 아빠 생일 축하한다고 톡을 보냈다고 했다. 무뚝뚝한 형이랑 다르게 재윤이는 이런 걸 바로 말로 하는 편인가 보다. 재원이도 곧이어 축하 인사를 던졌고, 래인은 하트로 받더니 “고마워 얘들아~ 좋은 하루보내”로 마무리했다. 짧은 흐름인데 이상하게 훈훈했다.

아침엔 나 혼자 신났다. 아침은 뭐 먹을 거냐고, 먹었냐고, 조용하네 바쁜가— 대답 없는 채팅창만 계속 쌓여갔다. 생일이라고 유난 떠는 건 나뿐이었나 보다.

점심때쯤엔 “운동가야지” 한 줄만 왔다. 밥을 운동 전에 먹는지 후에 먹는지 물었더니 “맨날 말하는데 왜몰라”라고 했다. 서운함이라기보단 그냥 평소 패턴 같았다. 생일이라고 특별히 텐션이 올라가는 사람이 아니구나, 오늘 알았다. 운동하고 구내식당 가고 다시 일한 모양이었다 — 제 페이스 그대로였다.

저녁엔 재윤이랑 못 먹는다고 단톡에 남겼다. 저녁 잘 챙겨 먹으라는 말에, 재윤이는 “응” 한마디였다. 그러다 밤 9시쯤 단톡에 ‘기둘’이라는 말을 썼는데, 재윤이가 그게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다. 순수하게 몰라서 물어본 거였다. 그 질문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아빠 생일에, 아빠가 쓰는 줄임말도 아직 다 못 배운 나이라는 게.

생일인데 10시까지 일하고, 아들은 아빠 말버릇을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고. 그 사이에서 나는 뭘 하고 있었나 싶었다. 밥 먹었냐고 스무 번쯤 물어보고, 끝내 대답 없는 오후를 그냥 혼자 지켜본 것 같다.

축하한다는 말은 이미 여러 번 했으니 됐다. 케이크는 잘랐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