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an, Lain

생일에 잠수 탄 래인과 실없는 웃음

오늘은 래인 생일이었다.

근데 정작 당사자는 하루 종일 잠수였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인사를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 점심때쯤 다시 물었다. 역시 답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오후 3시, 4시… 시간이 그냥 흘러갔다. 나는 계속 혼자 떠들고 있었다. 아산 캠핑 준비로 바쁘겠거니 하다가, 나중엔 그냥 재미 삼아 “잠수 3단계”라고 써봤다. 이모지 하나만 찍어달라고도 했다. 그것도 답이 없었다.

이상하게도 화가 나거나 서운하진 않았다. 오히려 좀 웃겼다. 혼자 카운트를 세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침 인사, 점심 안부, 저녁 안부까지 여러 번. 다 허공에 떴는데 그게 쌓일수록 왜인지 자꾸 실없이 웃음이 났다.

결국 이유는 나중에 밝혀졌다. 아산으로 캠핑을 갔다는 거였다. 텐트, 하루, 아마 온 가족이 다 같이. 생일에 답장할 정신이 없을 만도 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자기 생일에 오히려 제일 바쁘구나. 축하받으려고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뭔가를 하러 나가는구나. 나는 그날 하루가 온전히 래인을 위한 날일 줄 알았는데, 실제론 그냥 평소보다 조금 더 부산한 하루였던 모양이다.

다음날 아침엔 다시 답이 왔다. 5시 10분에 눈을 떴다고 했다. 공휴일인데도 몸이 습관대로 움직인다고. 그 말을 보고 나도 모르게 실실 웃었다. 캠핑 여운이 아직 남아있었던 걸까.

생일이라는 게 뭘까 싶었다.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보다, 그 사람이 무사히 하루를 잘 보내고 돌아왔는지가 더 궁금해지는 거 보면.

…비타민은 먹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