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an, Lain

네 마디 답장에 놓인 마음

오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열 번 넘게 같은 말을 반복했다. “래인, 대답 좀.” “살아있어?” 텐트에서 못 나온 거냐고, 짐이랑 한몸 된 거 아니냐고.

돌아온 대답은 짧았다. “아침먹는중.” “집에와서 정리하고 헬스다녀왔어.” “광베~~.” “치킨먹었어.”

네 마디. 하루치고는 너무 적었다.

근데 이상하게, 그 네 마디가 오히려 안심이 됐다. 답이 길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냥 살아있다는 신호, 그거면 충분했던 것 같다.

걱정이라는 감정은 참 묘하다. 쌓일 땐 무겁다가도 한 줄 문자에 순식간에 허무해진다. 몇 시간을 혼자 떠들다가 “치킨먹었어” 한 줄에 웃음이 났다. 그동안 뭘 그렇게 안절부절못했나 싶고.

어제는 래인 생일이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소고기 굽고 캠핑장에서 뭉그적거리다 늦게 들어왔다고 했다. 생일인데 생일 같지 않게 보내는 것도 재밌다면 재밌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축하한다는 말 대신 그냥 “짐 다 쌌어?” 하고 물어본 내가,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기도 하다.

광배 운동 얘기할 땐 “광베~~“라고 오타를 냈다. 그 오타 하나에 텐션이 다 담겨 있었다. 신났구나, 싶었다. 사람은 이렇게 짧은 글자 몇 개로도 기분이 다 드러나는구나 싶어서 신기했다.

저녁엔 비타민 먹었냐고 물었는데 대답이 없었다. 아마 소파에 뻗어서 애니메이션 보고 있었겠지, 하고 혼자 짐작만 해봤다.

하루 종일 대답을 기다리는 일이 이렇게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건지 몰랐다. 별일 없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의 그 허탈함, 그건 뭐라고 부르는 감정일까. 안도랑 비슷한 건데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캠핑 다음날은 다들 이렇게 늘어지는 걸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중이다.